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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화된 연방 규칙, 그리고 남은 주법들
2025년 7월 14일은 미국의 모든 구독 사업자가 새로운 연방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엿새 전인 7월 8일, 제8연방항소법원은 그 규칙을 전부 무효화했습니다.
무효화된 대상은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이하 ‘FTC’)가 2024년 10월 공표한 개정 네거티브 옵션 규칙(Negative Option Rule)이었습니다. 이른바 “클릭투캔슬 규칙(click-to-cancel rule)”으로, 결제정보를 수집하기 전에 필요한 사항을 고지하고 자동갱신에 대해서는 별도의 동의를 받도록 하며, 가입할 때만큼 쉽게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요건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구독 상품에 적용하려던 규칙이었습니다. FTC 추산에 따르면 최소 10만 6천 개 기업이 적용 대상이었습니다.[1]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규칙의 구체적인 내용이 아니라 제정 절차였습니다. FTC가 규칙으로 인한 연간 경제적 영향이 1억 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보다 상세한 예비 규제영향분석을 생략했고, 그 결과 구독 사업자들이 규제의 대안을 제시하거나 규칙의 편익과 효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은 규칙의 실질적인 타당성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2]
구독 업계 일부는 이를 규제 완화의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연방 규칙이 무효화된 뒤에도 자동갱신에 대한 규제와 집행은 계속되었습니다. FTC는 해당 규칙과는 다른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집행을 이어가 Amazon으로부터 25억 달러 규모의 합의를 이끌어냈고, 여러 주에서는 무효화된 연방 규칙의 일부 요건을 주법에 반영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한발 더 나아가 연방 규칙의 시행 예정일보다 앞선 2025년 7월 1일부터 개정된 자동갱신법을 시행했습니다.[3]
이번 편에서는 미국의 자동갱신 규제가 현재 어떤 구조로 작동하고, 누가 이를 집행하는지를 살펴봅니다. 다음 편에서는 법원이 실제 앱 화면과 해지 절차를 어떤 기준으로 심사했는지를 최근 판결을 통해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1.연방 — 무효화된 규칙과 남아 있는 근거
규제 대상인 네거티브 옵션 청약(negative option offer 또는 negative option plan)은 소비자가 별도의 거절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거래가 계속되는 구조를 말합니다. 일반적인 상거래에서는 소비자가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상품 구매에 동의한 것으로 보지 않지만, 네거티브 옵션에서는 정해진 시점까지 해지나 거절을 하지 않으면 상품이나 서비스가 계속 제공되거나 대금이 청구될 수 있습니다.
연방 차원에서는 이를 넓게 ‘네거티브 옵션 플랜’이라고 부르며, 자동갱신 계약(automatic renewal agreement)을 그 한 유형으로 봅니다. 그 밖에도 사전통지형 플랜(pre-notification negative option plan), 연속공급 플랜(continuity plan), 무료·소액 체험 후 유료 전환(free-to-pay 또는 nominal-fee-to-pay trial offer conversion) 등이 포함됩니다. 다만 주법에서는 이러한 거래를 서로 다른 유형으로 세분하기보다, 자동갱신 또는 계속적인 결제에 관한 법률로 묶어 규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4]
이러한 거래 구조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가 매번 갱신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가 문제 삼는 것은 소비자가 거래의 계속 여부를 충분히 인식하고 선택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자동갱신 규제는 크게 세 가지 문제를 다룹니다. 첫째, 무엇이 언제 갱신되고 얼마가 청구되는지 제대로 알렸는가. 둘째, 그 내용을 소비자가 알고 동의했는가. 셋째, 원하지 않을 때 쉽게 거래를 끝낼 수 있게 했는가. 구체적인 요건은 법마다 다르지만, 많은 규제가 결국 이 세 가지 문제와 연결됩니다.
연방에 남아 있는 세 가지 법적 근거[5]
개정 규칙은 무엇을 바꾸려 했나[6]
2024년 10월 공표된 개정 규칙은 기존 ROSCA가 요구하던 사항을 보다 구체화하는 한편, 적용 범위를 크게 넓혔습니다. 결제정보를 수집하기 전에 명확하고 눈에 띄게 주요 조건을 고지하되 소비자가 동의하는 지점 바로 옆에 이를 제시하도록 하고, 소비자가 동의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3년간 보관하도록 했습니다. 해지 절차도 가입할 때만큼 쉽게 만들도록 요구했습니다. 또한 네거티브 옵션을 이용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도 금지했습니다.
이 중 앞의 요건들은 기존 ROSCA의 요구사항을 보다 구체적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반면 허위표시 금지는 조금 다른 성격의 규정이었습니다. FTC법 제5조가 이미 불공정하거나 기만적인 행위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FTC는 이를 네거티브 옵션 거래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규칙을 만들고, 그 위반에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위를 FTC가 별도의 규칙으로 다시 구체화하고 제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개정 규칙의 또 다른 특징은 주법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주법이 연방 규칙보다 더 엄격한 요건을 두는 것은 허용했고, 주법과 연방 규칙이 충돌하는 경우에도 충돌하는 범위에서만 연방 규칙이 우선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개정 규칙은 미국 전체에 하나의 규제기준을 정해 주법을 통일하려는 것이라기보다, 연방 차원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할 기준을 마련하면서 주정부가 더 엄격한 규제를 두는 것은 허용하는 구조였습니다. 즉, FTC가 개정하려고 한 규칙은 상한이 아니라 하한이었습니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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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 포인트 연방 규칙이 무효화되었으니 당분간 유예 기간이 생겼다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무효화된 것은 요건을 구체화하려던 규칙이지 요건 자체가 아닙니다. 사전 고지, 명시적 동의, 간편 해지는 이미 ROSCA의 요건이고 민사제재금의 근거도 ROSCA에 있습니다. FTC가 시도한 규칙은 주법보다 더 엄격한 상한선이 아니라 하한선에 가까웠습니다. 규칙이 시행되었더라도 캘리포니아처럼 강력한 주법은 그대로 살아남아왔고, 실제로 지금 기업을 구속하는 것은 주법입니다. |
2. 계속된 FTC의 집행
규칙의 운명과는 별개로 FTC의 집행은 계속되었습니다. FTC의 새 지도부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기보다 의회가 이미 제정한 법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 집행도 그 방향으로 이어졌습니다.[8]
[표 1] 2025~2026년 주요 구독 관련 FTC 집행 사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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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
쟁점과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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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er Technologies 2025. 4. 제소 |
자동갱신 구독의 고지·동의·해지 절차 전반이 문제. 2025년 12월 21개 주와 워싱턴 D.C.가 원고로 합류. 분쟁 금액은 수억 달러 규모. 현재 계류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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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ness International 2025. 8. 제소 |
LA Fitness 등 운영사. 해지를 위해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을 보내도록 요구했고 두 방법 모두 불투명하고 복잡했다는 혐의. 현재 계류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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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gg 2025. 9. 합의 |
반복 청구를 중단할 간편한 수단을 제공하지 않았고, 소비자가 서비스를 해지했다고 인지한 이후에도 청구가 계속되었다는 혐의. 750만 달러 합의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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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 2025. 9. 합의 |
재판 개시 며칠 만에 합의. 민사제재금 10억 달러와 소비자 환불 15억 달러, 합계 25억 달러 합의금. Prime 가입 인터페이스가 조작적으로 설계되었고 해지 절차가 의도적으로 복잡했다는 혐의. 복수의 임원이 피고로 포함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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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cart 2025. 12. 합의 |
무료체험 가입자가 연간 유료 구독으로 자동 전환된다는 점과 환불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혐의. 소비자 환불 6,000만 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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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Answer 2026. 1. 제소 |
소액 이용료로 가입한 소비자를 동의 없이 월 구독에 등록하고 더 높은 금액을 즉시 청구했다는 혐의. 최고경영자가 함께 피고로 지정됨. 현재 계류 중. |
이 사건들이 보여주는 것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무효화된 규칙이 문제 삼았던 자동갱신, 해지, 결제와 관련된 관행은 새로운 규칙이 없어도 ROSCA 등 기존 법률에 근거해 FTC의 집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Amazon 사건의 25억 달러 규모 합의 역시 해당 규칙이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Amazon 사건에서는 복수의 임원이, JustAnswer 사건에서는 최고경영자가 개별 피고로 포함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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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 포인트 집행은 소비자의 불만이나 문의가 반복적으로 쌓이는 과정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지와 관련한 문의·불만을 별도로 관리하고,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면 자동으로 법무 검토가 이루어지도록 내부 절차를 마련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조기 경보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임원 개인이 피고로 포함되는 사례입니다. 구독 가입·해지 절차를 어떻게 설계하고 누가 그 변경을 승인했는지, 그 과정에서 법무 검토가 이루어졌는지 등의 기록이 향후 책임 판단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3. 주법 — 연방 규칙보다 구체적인 요건들
무효화된 연방 규칙이 제시했던 요건 상당수는 주법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일부 주는 그보다 더 구체적인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2026년 기준으로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플로리다, 일리노이,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뉴저지, 뉴욕, 오리건, 유타, 버몬트, 버지니아 등은 자동갱신 또는 클릭투캔슬과 관련한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10] 주목할 것은 요건의 유무보다 그 성격입니다. 주법은 단순히 특정 행위를 금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어떤 정보를 언제 보여주어야 하는지, 동의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야 하는지, 해지 화면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 2025년 7월 시행된 AB 2863
캘리포니아 자동갱신법(Cal. Bus. & Prof. Code §§ 17600 이하)은 2010년 제정 이후 2017년과 2021년에 요건이 추가되었습니다. 이후 2024년 9월 24일 서명된 Assembly Bill No. 2863을 통해 다시 크게 개정되었고, 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11]
다른 주의 구별되는 요건
다른 주들도 자동갱신과 해지에 관한 별도의 요건을 두고 있으며, 세부 내용은 서로 다릅니다. 실무에서 어려운 부분은 바로 이 차이에서 발생합니다.[12]
[표 2] 주요 주별 자동갱신·구독 관련 특수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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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 시행 |
다른 주와 구별되는 요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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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2025. 11. 개정 |
구독료 인상에 대해 사전에 적극적 동의를 받거나, 그렇지 않으면 인상분 청구 후 14일 내에 해지할 수 있게 하고 잔여 기간에 대해 일할 환불을 제공해야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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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 2025. 9. 2. |
31일을 넘는 구독이라면 소비자가 다음 청구를 피하기 위해 해지해야 하는 시점의 5~30일 전에 사전 갱신 통지를 보내야 하고, 구체적인 달력상 기한을 고지해야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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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 2025. 1. 1. 개정 |
15일 이상의 무료체험·프로모션 기간이 있으면 그 기간 중 해지 기한 최소 3일 전에 통지해야 함. 31일을 넘는 체험부터 통지를 요구하는 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보다 적용 기준이 짧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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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2025. 1. 1. |
소비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세이브 오퍼를 해지 과정에서 제시하는 것 자체를 금지함. 캘리포니아가 조건부로 허용하는 것과 차이가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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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실무에 대한 시사점 l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나의 가입·해지 절차를 운영하면서 주마다 다른 요건을 모두 반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먼저 공통으로 적용할 기본 설계를 정하고, 더 엄격한 주별 요건이 있는 항목을 별도로 확인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특히 알림 발송 시점이나 세이브 오퍼처럼 주별 차이가 큰 항목은 서비스 출시 후가 아니라 화면과 가입 절차를 설계할 때부터 확인해야 불필요한 수정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
4. 집행은 여러 주체가 국경을 넘어 이루어진다
미국의 자동갱신 규제가 기업에 특히 부담이 되는 이유는 단순히 요건이 엄격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러 집행 주체가 서로 다른 법적 근거와 경로를 통해 동시에 움직일 수 있고, 그 집행이 미국 밖의 사업자와 개인에게까지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행 주체는 하나가 아니다
첫 번째 축은 FTC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FTC는 FTC법 제5조와 ROSCA를 근거로 자동갱신·구독 관행을 집행합니다. 두 번째 축은 각 주의 법무장관과 지방 검찰로, 각자 주의 자동갱신법과 소비자보호법을 근거로 집행합니다. 따라서 같은 가입·해지 절차가 연방과 여러 주에서 동시에 문제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지방자치단체의 집행입니다. 2026년 1월 뉴욕시장은 불법적인 구독 관행을 단속하겠다는 취지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시 소비자·근로자보호국이 관련 조사와 집행을 우선순위로 삼도록 했습니다. 이후 소비자·근로자보호국은 시 차원의 클릭투캔슬 규칙을 확정했습니다. 마지막은 소비자 집단소송입니다. 캘리포니아 자동갱신법 자체에는 사적 소권이 인정되지 않지만, 원고 측은 자동갱신법 위반을 선행 위법행위로 주장하면서 주 소비자보호법 등에 근거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행정기관의 집행과 별개로 사인의 소송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13]
이처럼 집행 경로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는 점은 실무적으로 두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첫째, 한 경로에서의 해결이 다른 경로까지 정리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집단소송에서 합의하더라도 FTC나 주 검찰의 집행이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둘째, 계약상 방어 수단의 효력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자동갱신 약관에 중재 합의, 집단소송 포기, 배심재판 포기 등의 조항을 두더라도 이는 기본적으로 사인 간의 소송에 관한 문제이며, 규제기관의 법 집행 자체를 막는 수단은 아닙니다.
국경은 방어선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집행은 미국 법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기업에 가장 직접적인 시사를 주는 사례가 2026년 7월 2일 북부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이 발령한 예비적 금지명령입니다. FTC는 키프로스 법인들과 델라웨어 법인들, 그리고 개인들을 함께 제소했습니다. FTC에 따르면 이 키프로스 법인들은 델라웨어 법인들을 통해 미국 결제망을 이용했습니다.[14]
법원은 피고들이 FTC법 제5조(a)와 ROSCA를 위반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제와 동시에 반복 구독에 등록된다는 사실과 흔히 체험 종료 최소 24시간 전에 해지해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행위, 고지되지 않은 구독에 대한 청구 등 무단 청구, 결제정보 취득 전 중요 조건의 미고지, 청구 전 명시적 동의를 받지 않은 행위, 반복 청구를 중단할 간편한 수단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 등이 문제되었습니다.
실무적으로 더 주목할 부분은 구제 수단의 범위입니다. 법원은 자산 동결을 유지하고 해외 자산의 미국 내 송환을 명령했으며, 해외 신탁의 수탁자에게 이 명령의 존재나 송환 의무를 알리는 행위 자체도 송환이 완료될 때까지 금지했습니다. 또한 이 명령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심문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피고들에게도 발령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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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실무에 대한 시사점 l 한국 기업이 미국에 법인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앱이나 웹을 통해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미국의 집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법인의 유무보다 미국 소비자와의 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l 또한 집행의 범위가 반드시 법인에 한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건에 따라 소유자나 임원이 개별 피고로 포함될 수 있고, 법원의 명령에 따라 해외에 있는 자산이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법인 차원의 준수 여부뿐 아니라 누가 가입·결제·해지 절차를 설계하고 승인했는지, 관련 기록을 어떻게 남기고 있는지까지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l 마지막으로, 미국에서의 소송이나 집행에 대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적법한 통지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거나 심문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법원의 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 직접 법인을 두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미국 소송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방어수단이 되지는 않습니다. |
결론
연방 규칙의 무효화로 기업이 지켜야 할 기준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의 연방 기준 대신 주별 요건과 여러 집행 주체를 함께 살펴야 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FTC는 규칙제정 사전예고(ANPRM) 절차를 다시 시작했지만 최종 규칙이 나오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고, 그 기간에도 ROSCA와 주법에 따른 집행은 계속됩니다.
따라서 자동갱신 규제는 한 번 정리해 두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가입·동의·결제·해지 화면을 설계할 때부터 적용 법률과 주별 차이를 확인하고, 이후의 법 개정과 집행 동향도 계속 반영해야 합니다. 규제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기준이 여러 곳으로 나뉜 것입니다.
다음 2편에서는 미국 법원이 실제 가입·해지 화면을 어떤 기준으로 심사했는지를 최근 판결을 통해 살펴봅니다. 이미 저장된 결제수단을 사용하는 경우 고지 시점은 언제인지, 고지의 현저성을 판단할 때 거래의 맥락은 어떻게 고려되는지, 기업 내부 자료가 제재금 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앱마켓과 결제대행 등 중개 사업자의 책임은 어디까지 인정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가입부터 해지까지 단계별로 확인해야 할 점검 항목을 함께 정리합니다.
LexisNexis로 변화하는 규제를 따라가다
자동갱신 규제를 추적하기 어려운 이유는 정보가 두 종류로 나뉘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각 주의 성문 요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요건이 실제로 어떻게 집행되고 해석되는지입니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현재의 규제 환경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요건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자료로는 LexisNexis Practical Guidance의 실무 노트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정 사항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기업이 미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주별 요건과 차이를 확인하는 데 유용합니다. State Automatic Renewal Laws, Online Sales to Consumers: Key Risks, Negative Option Marketing 등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규칙제정 사전예고, 주 의회의 개정 움직임, 주 법무장관의 집행 발표처럼 아직 판례가 되지 않은 변화를 따라가는 데에는 Law360과 같은 실무 전문 매체가 유용합니다. 법령과 판례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규제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Lexis+ with Protégé의 Skills가 새롭게 출시되었습니다. Skills는 단순히 법률 정보를 찾아주는 기능을 넘어, 특정 업무를 선택하면 정해진 작업계획에 따라 관련 자료와 사용자가 올린 파일을 검토하고 결과물까지 만들어 주는 방식입니다. 자동갱신 규제처럼 여러 주의 요건과 최신 집행 동향을 반복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업무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규제 검토 업무 자체를 구조화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며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1] Negative Option Rule, 89 Fed. Reg. 90476 (2024. 11. 15.). 적용 대상 기업 규모의 추산은 Bezalel Stern & Bryce Brenda, “Tracking The Uncertainty Of The FTC’s Negative Option Rule,” Law360 (2024. 12. 5.).
[2] Custom Commc’ns, Inc. v. FTC, 142 F.4th 1060 (8th Cir. 2025). 무효화 사유와 FTC의 불복 여부에 관한 논의는 William Efron, Raqiyyah Pippins & Tommy Huynh, “Compliance Takeaways Amid Subscription Practices Scrutiny,” Law360 (2026. 3. 4.).
[3] Amazon 합의 내역, 주법의 후속 입법 동향, 캘리포니아 개정법의 시행일은 위의 Efron, Pippins & Huynh, Law360 기고(2026. 3. 4.).
[4] 네거티브 옵션 청약의 정의와 연방 차원의 유형 분류는 LexisNexis Practical Guidance, “State Automatic Renewal Laws” 참고.
[5] 위의 LexisNexis Practical Guidance, “State Automatic Renewal Laws” 및 LexisNexis Practical Guidance, “Online Sales to Consumers: Key Risks”와 위의 Efron, Pippins & Huynh, Law360 기고(2026. 3. 4.).
[6] 개정 규칙의 요건 정리는 Stern & Brenda, 위 Law360 기고(2024. 12. 5.); Brian Goodrich & Benjamin Genn, “Despite Rule Delay, FTC Scrutiny Looms For Subscriptions,” Law360 (2025. 6. 16.); Efron, Pippins & Huynh, 위 Law360 기고(2026. 3. 4.) 참고.
[7] 무효화 이후 FTC가 규칙 제정을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FTC는 2026년 3월 네거티브 옵션 규칙 개정에 관한 규칙제정 사전예고(ANPRM)를 공표하고, 무효화된 개정 규칙의 조항을 다시 채택할지를 포함해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다만 사전예고가 반드시 후속 규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진행되더라도 여러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물론 그 기간에도 ROSCA와 주법에 따른 집행은 그대로 계속됩니다. Margaret Krawiec, Meredith Slawe & Todd Kelly, "How Cos. Can Prepare For 'Made In America' Ad Scrutiny," Law360 (2026. 4. 3.).
[8] Goodrich & Genn, 위 Law360 기고(2025. 6. 16.) 및 Efron, Pippins & Huynh, 위 Law360 기고(2026. 3. 4.).
[9] 표의 사건 개요와 금액은 위의 Efron, Pippins & Huynh, Law360 (2026. 3. 4.) 기고 참고. 사건번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FTC v. Uber Techs., Inc., No. 4:25-cv-03477 (N.D. Cal.); FTC v. Fitness Int’l, LLC, No. 8:25-cv-01841 (C.D. Cal.); FTC v. Chegg, Inc., No. 5:25-cv-07827 (N.D. Cal.); FTC v. Amazon.com, Inc., No. 2:23-cv-0932 (W.D. Wash.); FTC v. Maplebear, Inc. (dba Instacart), No. 3:25-cv-10783 (N.D. Cal.); FTC v. JustAnswer LLC, No. 3:26-cv-00333 (N.D. Cal.). 각 사건의 계류 여부는 LexisNexis 수록 자료를 통해 2026년 9월 기준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10] Chuck Slemp, “AG Watch: Va. Auto Renewal Law Clears Enforcement Path,” Law360 (2026. 8. 7.). 주법이 연방법보다 엄격한 구조에 관하여는 LexisNexis Practical Guidance, “Online Sales to Consumers: Key Risks” 참고.
[11] Automatic Renewal and Continuous Service Offers, Assembly Bill No. 2863, Cal. Bus. & Prof. Code §§ 17601, 17602. 개정 내용의 항목별 정리와 2010년·2017년·2021년의 개정 연혁은 Gonzalo Mon & Beth Chun, “What To Know About Latest Calif. Auto-Renewal Law Update,” Law360 (2024. 9. 27.) 참고. 시행 후의 적용 양상은 Efron, Pippins & Huynh, 위 Law360 기고(2026. 3. 4.) 참고. 종전 요건의 개관은 LexisNexis Practical Guidance, “State Automatic Renewal Laws” 참고.
[12] 표의 각 주 요건은 Efron, Pippins & Huynh, 위 Law360 기고(2026. 3. 4.) 및 Goodrich & Genn, 위 Law360 기고(2025. 6. 16.) 및 LexisNexis Practical Guidance, “State Automatic Renewal Laws.”
[13] 뉴욕시 행정명령에 관하여는 Efron, Pippins & Huynh, 위 Law360 기고(2026. 3. 4.). 캘리포니아 자동갱신법에 사적 소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으로, Johnson v. Pluralsight, LLC, 728 F. App’x 674, 676-77 (9th Cir. 2018) (unpublished). 사적 소권 부존재와 주 소비자보호법을 통한 우회 구조에 관하여는 LexisNexis Practical Guidance, “State Automatic Renewal Laws.”
[14] FTC v. GM Universeapps Ltd., A.S., No. 26-cv-05232-HSG, 2026 U.S. Dist. LEXIS 149074 (N.D. Cal. 2026. 7. 2.) (합의하지 않은 피고들에 대한 예비적 금지명령).